0.
요즘 양귀자의 모순을 읽고 있다. 인터넷에서 특정 페이지를 캡처 한 걸 봤는데 뭔가 문장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한국소설을 읽고 싶었다. 최근들어 직설적인 말이 너무 멋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문장이나 단어를 많이 접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번역서보다는 한국어 쓴 책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니까.
지금까지 반 정도 읽었는데 아직까진 만족스럽다. 한국현대소설이라 그런가 쉽게 쉽게 읽히는 편 지하철에서도 잘 읽힌다.
0.5
한그시는 경상도 사투리다.
1.
잘 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릴 때 부터 역사를 좋아했다(요즘은 조금 소홀했다.) 읽은 책은 그나마 역사 책이었고, 역사와 관련된 게임도 자주했다. 수능 선택과목도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를 골랐더니 쉽게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미디어에서 역사에서 배워야한다는 식의 말을 하는 걸 듣다보면 의문점이 생긴다. 난 그냥 재밌어서 관심을 가진거고 사실 뭘 배웠다는건 잘 못느끼겠다. 오히려 호들갑을 떠니까 반발심도 생긴다.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배움이라 할 수 있을까? 음.. 그건 어떤 정보일 순 있어도 지식이라곤 못하겠다. 잘난 척 할땐 쓸 수 있어도 내 가치관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진 못할 것 같으니까. 게다가 검색하면 1분만에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고, 심지어 역사적 사실은 새로운 사료의 등장, 시대의 가치관이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하며 돌이켜보니 배운 게 있는 것 같다. 뭐라고 표현해야할 진 모르겠어서 간략하겐 말 못하겠다. 추상적이지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역사적 사건들의 결과만을 보고 그렇게 했으면 안됐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나고나서 이야기하는건 너무나 쉽다. 심지어 수백년전 일이라 축약되어 단순화된 형태로 이해한다면 더더욱
병자호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른 선택을 해야했을까? 그게 답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엔 훨씬 다양한 고민(축약돼서 사라진)과 한정된 정보가 주어졌다. 문제를 그렇게 단순하게 바라 볼 수 없다.
현대에서 우리들은 수십년동안 이루어진 사건도, 80년을 살아간 사람도 단순한 몇줄의 텍스트로 이해한다. 난 몇달정도 알고지내도 잘모르겠는 사람 투성인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도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내 생각과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17세기 체코 사람들은 종교의 자유를 위해 대항했고 그 결과는 30년 전쟁이였다. 20세기에선 그걸 반성했는지 순응하기로 택했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내가 역사에서 배운건 이런거 같다. 과거의 일을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기? 오만하게 판단하지 않는 겸손함? 음.. '겸손함'이라고 하면 범용적이고 좀 멋질 것 같다.
2.
머릿속으로 면접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상상하다가 불현듯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난 내 자식이 공부를 어느정도 잘하면 만족할까?"(단순하게 대학이라고 하자, 그게 직관적이니까)
처음에는 그래도 내가 나온 대학을 갈 수 있을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어? 그러면 서울대 나온 부모는 자식이 서울대 가길 바라겠네? 아량이 좀 넓으면 연고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때 부모님이 모두 연대 출신이라 입시로 스트레스 받던 친구 생각도 나고.. '좀 잘못된 생각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내 기준에선 나름 합리적인 것 같다. 논리적으로 한번 따져보았다. 사고쳐서 자식이 생겨도 최소 21년 뒤에 대입을 할 것이다. 일단 내가 경북대니까 그때쯤이면 지방대 입결도 훨씬 떨어져있을 것이고, 출산율 저하로 입시도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그리고 내가 고3전엔 공부를 아예 안했으니까 자식이 고2 여름방학 or 2학기 쯤 부터 공부한다면 사람이면 경북대는 가지 않을까? 만약 못간다면 내 자식이 아니거나 문제가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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